나이스경제

가격의 두 얼굴: 지표기능과 자원배분의 이해

niceEconomy 2024. 11. 4. 23:39

1.만능에 가까운 가격의 기능

앞에서 공부한 대로 균형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 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가격은 단순히 소비자와 생산자의 의도를 일 치시키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즉 가격은 모든 사람들의 의도가 합 해져서 결정되지만 결정된 가격은 그 스스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의사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균형가격이 일단 결정되고 나면, 개별 소비자들은 이 가 격 수준에서 재화를 구입할 것인가 아니면 구입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개별 생산자들도 시장의 균형가격을 보고 생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보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경제활동에 대한 지표기능과 자원의 자율적인 배분기능 을 수행한다.

• 경제활동에 대한 지표기능.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무엇보다도 소비활동과 생산활동에 대한 지 표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예컨대 어떤 티셔츠 한 벌의 가격이 시장에서 1만 원으로 정해졌다고 가정한다. 이 균형가격 수준이 적당하다 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이 티셔츠를 살 것이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 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티셔츠를 사지 않을 것이다.
또한 티셔츠의 균형가격이 1만 원이라는 것은 생산자들이 이 가격으 로 티셔츠를 몇 벌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 것인가를 결정하게 해 준다.
1만 원의 가격이 적절한 이윤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이 티 셔츠를 계속 생산할 것이다. 그리고 가격이 너무 낮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기업은 이 티셔츠의 생산을 그만둘 것이다.
이처럼 시장에서 결정된 균형가격은 소비와 생산활동을 하는데 있 어 없어서는 안 되는 유용한 신호 역할을 하거나 유인을 제공한다. 이 러한 관점에서 가격은 경제활동의 지표가 되는 것이다.

• 자원의 자율적인 배분기능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또한 자원의 자율적인 배분기능을 수행한다. 이 를 이해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사과 1개씩을 먹기 원하지만 경제 전체 에 생산된 사과의 수가 사람들의 욕구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부족한 사과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배분하여야 하는가의 문 제가 발생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자율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면, 사과를 꼭 먹고 싶은 사람은 아주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사과 를 사고자 할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사과 가격은 크게 오를 것이다.
이렇게 오른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제 사 과 소비를 포기하고 다른 과일을 찾게 된다.
이처럼 자유로운 시장거래는 비싼 가격을 치르더라도 사과를 원하 는 사람들에게 이를 부족함 없이 배급해 준다. 즉 시장에서 형성된 가 격은 인위적인 간섭 없이도 상품을 필요한 사람에게 배분해 주는 기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형성된 균형가격은 가장 효율적으로 재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생산하게끔 하며, 이 가격 수준에서 큰 만족을 얻는 사 람들이 이 재화를 소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경제 전 체의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가격을 소비활동과 생산활동에 대한 지표로 삼아 자기 책임하에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경우, 가격의 자율적인 배분기능에 의해 각 재화의 수요량과 공급량은 일치하는 방향으로 조 정된다. 가격의 이러한 두 가지 기능이 잘 작동할 수 있게 구성된 경제 체제가 바로 앞에서 나온 시장경제체제이다. 앞서 이러한 가격기능 을 강조하여 시장경제체제를 가격기구라고도 부른다는 점을 설명하 였다.
거리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도로 표지나 신호등을 잘 보 고 운전해야 한다. 물론 시장에서 신호등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가 격은 눈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시장에서 가격의 자원 배분기능은 마 치 손재간 좋은 사람의 조정 역할을 보는 것과 같다. 이를 아담 스미 스는 보이지 않는 손에 비유한 것이다.